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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현,장정식 교수 연구팀, 바이오전자코 개발

작성자
백승희
작성일
2009-03-30
조회
1999

 
바이오 전자코 개발

<조선일보 3월 24일>



사람의 후각 세포를 이용해 냄새 물질의 원자 하나까지도 구별해낼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바이오 전자 코(bio-electronic nose)'가 국내에서 개발됐다.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박태현·장정식 교수 연구팀은 "사람의 후각 수용체 단백질을 전기가 통하는 고분자 나노튜브(지름이 10억분의 1m인 나노미터 단위의 다발)에 결합시킨 바이오 전자 코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9일 화학 권위지인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인터넷판에 발표됐으며, 17일 영국왕립화학회가 발간하는 '화학세계(Chemistry World)'에도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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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 연구진은 나노기술을 이용해 사람의 후각 세포 단백질로 세계에서 가장 민감한 전자 코를 개발했다. 사진은 각종 화학물질이 담긴 실험 기구에 둘러싸인 미 항공우주국의 전자 코./ NASA 제공





연구진은 후각 세포에서 냄새 분자와 결합하는 수용체 단백질을 나노튜브에 결합시켰다. 나노튜브의 다른 쪽은 초소형 전극과 연결됐다. 냄새를 내는 물질이 수용체 단백질 끝에 달라붙으면 단백질의 전기적 성질이 바뀐다. 이는 나노튜브를 통해 초소형 전극으로 전달된다. 결국 냄새 물질을 전기신호로 감지하는 것이다.



실험 결과 지금까지 개발된 어떤 전자 코도 알아내지 못하던 극미량의 냄새 물질도 감지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교수는 "지난해 발표한 바이오 전자 코는 탄소나노튜브(탄소원자들이 6각형으로 결합된 다발) 위에 수용체 단백질을 얹어 놓은 형태였지만, 이번에는 단백질과 고분자 나노튜브가 완전한 화학결합을 하도록 해 민감도가 10배나 높아졌다"고 말했다.



특정 냄새 물질만 정확히 골라내는 능력도 있다. 이번 전자 코에 사용한 수용체 단백질은 파인애플·살구 향을 내는 냄새 물질과만 반응하도록 설계된 것이다. 이 냄새 물질과 탄소 원자 하나만 다른 냄새 물질은 농도가 아무리 높아도 전자 코가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 어떤 수용체 단백질을 쓰느냐에 따라 냄새를 원자 하나 차이까지 정확하게 골라낼 수 있다는 말이다.

 

박 교수는 "바이오 전자 코는 향수·화장품을 만들 때나 마약을 탐지하는 데에 사용할 수 있다"며 "사람의 마약 감지 수용체 단백질을 이용한 바이오 전자 코도 실험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