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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왜 이런 얘기가 게시판에 없는거죠!
작성자
00
작성일
2006-09-09
조회
233
원본링크 http://www.donga.com/fbin/output?n=200609090054
8일 오후 3시 반, 서울대 인문대 304호.
“도서관을 지어 아름다운 이름을 후세에 남길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오히려 제가 감사할 따름입니다.”
4년 전 후두암에 걸려 목젖을 잘라낸 정석규(77) 신양문화재단 이사장은 신양인문학술정보관 건립 기금 약정식에서 대독되는 소감을 들으며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인문대 이태진 학장은 “30여 년 만에 문과대학이 새 건물을 가질 수 있게 됐다”며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감사패를 증정했다.
▽100억 원 기부한 서울대 최대 기부자=서울대 동문 가운데 정 이사장보다 재산을 더 많이 모은 사람은 많지만 학교 기부는 그가 최고다.
후두암과 위암으로 투병하면서도 30여 차례에 걸쳐 재산을 털어 기부한 돈이 7월 말로 총 100억 원을 넘었다.
이번에 인문대에 제2신양학술정보관 건립비로 약정한 금액도 30억 원.
정 이사장은 2003년 펴낸 자서전에서 “사회봉사활동은 생을 마감하는 날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해야 할 일은 많은데 건강이 나빠지고 시간이 부족해 아쉽다”고 썼다.
1952년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정 이사장은 1967년 고무제품 전문업체 태성고무화학㈜을 세워 2001년 매각할 때까지 경영했으며 1998년 신양문화재단을 세웠다. 신양은 그의 호.
하지만 본격적인 기부에 나선 것은 1999년 미국 하버드대를 방문한 다음이었다.
정 이사장은 “동문의 기부로 건립된 수십 개의 도서관이 인상적이었다”며 “한국에서도 학생들이 학문적인 분위기에서 공부에 전념할 수 있는 도서관이 절실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평소 그는 ‘기업은 개인의 소유가 아니다’는 신념에 따라 2001년 초 망설임 없이 회사를 매각하고 전자도서관인 신양학술정보관을 세우는 데 기부했다.
▽도시락에 남은 음식 담고, 2500원짜리 점심 사 먹어=그의 검소한 생활은 학교 내외에서 정평이 나 있다.
공대 김도연 학장은 “3년 전 매년 500만 원을 장학금으로 받는 중국 대학원생과 함께 좋은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찾아갔더니 ‘그 대신 4000원짜리 칼국수를 사 달라’고 하셔서 같이 먹었다”며 웃었다.
조선해양공학과 성우제 교수는 “얼마 전 중국 음식점에서 열린 만찬에서 남은 음식이 아깝다며 보온도시락에 싸 가는 모습을 보고 감동했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요즘에도 매일 공대가 신양학술정보관 4층에 마련해 준 사무실에 출근했다가 점심때면 인근 기숙사 식당으로 걸어가 그가 “가장 맛있는 식사”라고 부르는 2500원짜리 밥을 사 먹는다.
매년 명절에는 집에 안 가고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지방 학생들에게 빵과 우유를 사다 나눠 주며 격려한다.
정 이사장은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볼 때마다 옛 모습이 생각나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그는 수십 년 전부터 가족에게 최소한의 재산만 남기겠다고 공언해 왔다.
지난해에는 ‘자랑스러운 서울대인’으로 선정된 후 자녀들 앞에서 “자식에게 거액을 상속하는 건 독약을 주는 것과 같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그의 장남은 소뇌위축증이라는 불치병을 가진 1급 장애인.
하지만 정 이사장은 거액을 상속하는 대신에 “우리 가족 치료보다 난치병으로 희망을 잃은 환자들의 치료 방법을 개발하는 데 돈이 쓰이는 게 훨씬 의미 있을 것”이라며 10억 원의 난치병연구기금을 5월 서울대병원에 기부했다.
서울대 이장무 총장은 약정식에서 “정 이사장의 기부는 서울대 동문뿐 아니라 전 국민에게 감동을 준다”며 그의 손을 잡았다.
정 이사장은 약정식 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광복 직후 폐허 속에서 학교를 다니면서도 공학도로서 한국을 일으키겠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며 “요즘 학생들이 이공계를 기피한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라고 말했다.
서울대를 포함해 총 180억 원을 사회에 환원한 ‘노(老)기부왕’은 떨리는 목소리로 “내 작은 노력이 앞으로 대학 기부 문화를 싹 틔우는 씨앗이 됐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정석규 이사장 기부 내용
기금 금액(출연 연도)
학술기금 1000만 원(1987)
신양학술정보관 건립비 31억3313만2000원(1999∼2004)
신양공학학술기금 13억 원(2004∼2005)
정보문화학기금 12억 원(2005)
신양의학연구기금 2억 원(2005)
신양인문학술정보관 건립비 30억 원(2005∼2006)
공대 연구재단 연구비 7000만 원(1988∼1997)
화학생물공학부 시상기금 2억 원(2003∼2005)
엔지니어하우스 건립비 3억 원(1994∼2000)
공대 연구재단 꿈나무 장학금 2400만 원(2002∼2003)
신양학술정보관 시설비 3000만 원(2004)
특지장학기금 3억63만4000원(2000∼2005)
언론정보학과 수리비 2500만 원(2005)
명예교수 지원비 500만 원(2005)
신양의학연구기금 10억 원(2006)
합계 107억9776만6000원
자료: 신양문화재단
선배님 존경합니다.
8일 오후 3시 반, 서울대 인문대 304호.
“도서관을 지어 아름다운 이름을 후세에 남길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오히려 제가 감사할 따름입니다.”
4년 전 후두암에 걸려 목젖을 잘라낸 정석규(77) 신양문화재단 이사장은 신양인문학술정보관 건립 기금 약정식에서 대독되는 소감을 들으며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인문대 이태진 학장은 “30여 년 만에 문과대학이 새 건물을 가질 수 있게 됐다”며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감사패를 증정했다.
▽100억 원 기부한 서울대 최대 기부자=서울대 동문 가운데 정 이사장보다 재산을 더 많이 모은 사람은 많지만 학교 기부는 그가 최고다.
후두암과 위암으로 투병하면서도 30여 차례에 걸쳐 재산을 털어 기부한 돈이 7월 말로 총 100억 원을 넘었다.
이번에 인문대에 제2신양학술정보관 건립비로 약정한 금액도 30억 원.
정 이사장은 2003년 펴낸 자서전에서 “사회봉사활동은 생을 마감하는 날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해야 할 일은 많은데 건강이 나빠지고 시간이 부족해 아쉽다”고 썼다.
1952년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정 이사장은 1967년 고무제품 전문업체 태성고무화학㈜을 세워 2001년 매각할 때까지 경영했으며 1998년 신양문화재단을 세웠다. 신양은 그의 호.
하지만 본격적인 기부에 나선 것은 1999년 미국 하버드대를 방문한 다음이었다.
정 이사장은 “동문의 기부로 건립된 수십 개의 도서관이 인상적이었다”며 “한국에서도 학생들이 학문적인 분위기에서 공부에 전념할 수 있는 도서관이 절실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평소 그는 ‘기업은 개인의 소유가 아니다’는 신념에 따라 2001년 초 망설임 없이 회사를 매각하고 전자도서관인 신양학술정보관을 세우는 데 기부했다.
▽도시락에 남은 음식 담고, 2500원짜리 점심 사 먹어=그의 검소한 생활은 학교 내외에서 정평이 나 있다.
공대 김도연 학장은 “3년 전 매년 500만 원을 장학금으로 받는 중국 대학원생과 함께 좋은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찾아갔더니 ‘그 대신 4000원짜리 칼국수를 사 달라’고 하셔서 같이 먹었다”며 웃었다.
조선해양공학과 성우제 교수는 “얼마 전 중국 음식점에서 열린 만찬에서 남은 음식이 아깝다며 보온도시락에 싸 가는 모습을 보고 감동했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요즘에도 매일 공대가 신양학술정보관 4층에 마련해 준 사무실에 출근했다가 점심때면 인근 기숙사 식당으로 걸어가 그가 “가장 맛있는 식사”라고 부르는 2500원짜리 밥을 사 먹는다.
매년 명절에는 집에 안 가고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지방 학생들에게 빵과 우유를 사다 나눠 주며 격려한다.
정 이사장은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볼 때마다 옛 모습이 생각나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그는 수십 년 전부터 가족에게 최소한의 재산만 남기겠다고 공언해 왔다.
지난해에는 ‘자랑스러운 서울대인’으로 선정된 후 자녀들 앞에서 “자식에게 거액을 상속하는 건 독약을 주는 것과 같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그의 장남은 소뇌위축증이라는 불치병을 가진 1급 장애인.
하지만 정 이사장은 거액을 상속하는 대신에 “우리 가족 치료보다 난치병으로 희망을 잃은 환자들의 치료 방법을 개발하는 데 돈이 쓰이는 게 훨씬 의미 있을 것”이라며 10억 원의 난치병연구기금을 5월 서울대병원에 기부했다.
서울대 이장무 총장은 약정식에서 “정 이사장의 기부는 서울대 동문뿐 아니라 전 국민에게 감동을 준다”며 그의 손을 잡았다.
정 이사장은 약정식 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광복 직후 폐허 속에서 학교를 다니면서도 공학도로서 한국을 일으키겠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며 “요즘 학생들이 이공계를 기피한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라고 말했다.
서울대를 포함해 총 180억 원을 사회에 환원한 ‘노(老)기부왕’은 떨리는 목소리로 “내 작은 노력이 앞으로 대학 기부 문화를 싹 틔우는 씨앗이 됐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정석규 이사장 기부 내용
기금 금액(출연 연도)
학술기금 1000만 원(1987)
신양학술정보관 건립비 31억3313만2000원(1999∼2004)
신양공학학술기금 13억 원(2004∼2005)
정보문화학기금 12억 원(2005)
신양의학연구기금 2억 원(2005)
신양인문학술정보관 건립비 30억 원(2005∼2006)
공대 연구재단 연구비 7000만 원(1988∼1997)
화학생물공학부 시상기금 2억 원(2003∼2005)
엔지니어하우스 건립비 3억 원(1994∼2000)
공대 연구재단 꿈나무 장학금 2400만 원(2002∼2003)
신양학술정보관 시설비 3000만 원(2004)
특지장학기금 3억63만4000원(2000∼2005)
언론정보학과 수리비 2500만 원(2005)
명예교수 지원비 500만 원(2005)
신양의학연구기금 10억 원(2006)
합계 107억9776만6000원
자료: 신양문화재단
선배님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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