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펌글]2008년 5월, 서울대학교의 모든 참스승님들께......
작성자
익명
작성일
2008-05-30
조회
202
"오늘은 5월의 날 좋은 하루입니다. 날씨가 너무 좋네요.
이렇게 날 좋은 오후에 나랑 또 지겨운 수업을 하게 되어
나도 유감이고 여러분들도 유감일 것이라 믿습니다.
하여, 다짐했습니다.
오늘 수업은 없습니다.
아니, 없는 것이 아니고 조금 다르게 수업을 해볼까 합니다.
여러분, 모두 가방을 싸십시오.
오늘 수업에는 두꺼운 책도, 쉴새없는 노트필기도,
졸음을 깨기위한 몸부림도 필요 없습니다.
저와 함께 나아갑시다. 천천히, 그러나 멈추지 말고
시청으로, 청계천으로, 그곳이 어디든 다 함께 같이 나아가 봅시다.
오직 모두의 꿈만으로, 지난 수십년 간 미친듯 달려와
이 자리까지 세워낸 이 땅, 이 나라,
우리들이 발 딛고 호흡하는 지점은 2008년 5월의 오늘날, 과연 어떠한 색깔을 띠고
어떠한 모양새를 갖추고 있는지 직접 그 심장속으로 함께 가 봅시다.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제가 대학에 다닐 때와 너무도
다른 시공간을 살아내고 있다는 것.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들.
경쟁 지상, 물질만능의 폭주로 온전히 자신을 붙들고 살아가기 보다는
'소외'되어가는 자신과의 싸움들로 하루하루 고된 생존을 영위하고
있다는 것 모두 다 알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그리고 제 동료 교수들 모두 그런 것들을 알면서
도 모른채 침묵해 왔습니다. 미안합니다. 이미 강고한 기득권을
잡고있는 우리들은 침묵했습니다. 다시 한 번 시인합니다.
그렇기에 그 침묵을 이제는 깨보려합니다.
어릴 적 여러분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이 되고 싶었습니까?
지금, 서로서로를 한 번 바라보십시오. 여러분들의 지금 모습이
어릴 적 여러분들의 진솔했던 꿈들과 얼마나 맞닿아 있는지 살펴보십시오.
여러분, 여러분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아니, 어떤 사람들이 되고 싶습니까?
다들 생각이 다르겠지만, 저는 그렇습니다. 세상에 나와 한 평생
세상소풍 다녀가는 우리 모두가 친구라면, 제 뒤에 세상에 소풍나온
모든 인생 후배들이 저보다 조금 덜 불행하고, 조금 더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제 바람입니다. 그러한 작은 소망들이
현실이 되는 데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도무지 그렇게 살아온 것 같지가 않습니다.
요즈음의 하루하루는 더더욱 그렇게 느껴집니다.
하여, 저는 작지만, 기득권의 관성에 찌들어온 제 자신에겐 꽤나 힘들었던
결정을 내렸습니다. 더 이상 침묵하지 않겠습니다.
이제, '학문'을 도구로하는 '기술자'로서의 삶이 아닌, 진짜 '학문'을
하는 사람으로 살아가려 합니다. 무릇 모든 학문은 인간과 세상의
조금 더 나은 상태를 꿈꾸기 마련입니다. 우리네 학문세계는
3자들이 보기에, '자기들만의 잔치'로 전락해 버린지 오래입니다.
그렇습니다. 저 역시, 그 잔치의 수혜자로서 마냥 행복했고 그 권리
들을 누리는데만 열중해 온 것이 사실입니다.
수혜자로서의 '의무'는 망각했던 지난 날들,
어릴적 꿈들을 빛 바랜 사진처럼 식어버린 옛 얘기들로만 생각하며
무디게 망각해 왔던 시간들,
바로 그 무뎌짐을 이제는 깨달았습니다. 그렇기에 시작하려 합니다.
제 '의무'를 시작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은 여러분들의 '의무'를 이행해 주십시오.
여러분들은 '대학생'입니다.
대학생이기 이전에 '학생'입니다.
학생이기 이전에 '젊은이'입니다.
젊은이이기 이전에 '인간'입니다.
바로 그 각각의 지점들에 해당하는 작은 의무들부터 생각해 주십시오.
어려울 겁니다. 관성이란 무서운 것이니까요.
다 이해합니다. 하지만 믿습니다. 닳고 닳은 제 자신의 관성을 깨는 것보다,
아직 그 따스함이 결코 식었을 리 없는 젊은 '청춘들'인 여러분들의 관성을 깨는 일이
조금은 더 수월할 것이란 것을 말입니다. 저는 서울대학교의 여러분들을 믿습니다.
세상은 함께 살아가는 곳입니다. 홀로 오롯이 설 수 있는 인간이란 없습니다.
바로 그 지점에서,
그리고 우리 모두 각자는 한 명 한 명의 인간이라는 지점에서,
여러분과 제 자신은 수십년의 나이차를 넘어 동등한 자리에 설 수 있습니다.
같은 자리에, 같은 시공간에, 2008년 5월, 대한민국에 함께 선
한 인간으로서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공지합니다.
오늘 수업은 없습니다. 함께 나아갑시다. 이제 우리에게 대안은
없어 보입니다.
아, 혹시 궁금해하는 학생들있을 까봐 알려 드립니다.
출석체크는 없습니다. 레포트도 없습니다.
오직 여러분의 열정과, 여러분을 향한 저의 믿음과,
우리 모두의 작은 '양심'들만이 있을 뿐입니다.
===============================================================================
라고 말해주는 선생님들이 있다면,
나는 그 한 분 한 분들을 진정한 스승님이라고 부르고 싶다.
영원히, 내 세상소풍이 끝나는 그 날까지,
스승님들이여,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도덕교과서를 베껴 쓰자는 것이 아닙니다.
진실을 위해,
정의를 위해,
어려우시겠지만, 조금씩 한 걸음들을 떼 주십시오.
그렇게, 너무도 굳어버린 저를 포함한 학생들을 이끌어 주십시오.
가르침을 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제 이런 바람이 저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고 믿으며,
부끄러운 이 글을 게시판에 더합니다.
2008. 0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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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임 : 일그램이라도 조금이라도 어떻게든 선생님들에게 전달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공사게로도 글을 퍼다 올립니다. 같은 글이 서울대 광장에도 있는데,
중복게시에 언짢으셨다면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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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누라이프에 글이 있길래 펌글합니다. 읽어보시길
이렇게 날 좋은 오후에 나랑 또 지겨운 수업을 하게 되어
나도 유감이고 여러분들도 유감일 것이라 믿습니다.
하여, 다짐했습니다.
오늘 수업은 없습니다.
아니, 없는 것이 아니고 조금 다르게 수업을 해볼까 합니다.
여러분, 모두 가방을 싸십시오.
오늘 수업에는 두꺼운 책도, 쉴새없는 노트필기도,
졸음을 깨기위한 몸부림도 필요 없습니다.
저와 함께 나아갑시다. 천천히, 그러나 멈추지 말고
시청으로, 청계천으로, 그곳이 어디든 다 함께 같이 나아가 봅시다.
오직 모두의 꿈만으로, 지난 수십년 간 미친듯 달려와
이 자리까지 세워낸 이 땅, 이 나라,
우리들이 발 딛고 호흡하는 지점은 2008년 5월의 오늘날, 과연 어떠한 색깔을 띠고
어떠한 모양새를 갖추고 있는지 직접 그 심장속으로 함께 가 봅시다.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제가 대학에 다닐 때와 너무도
다른 시공간을 살아내고 있다는 것.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들.
경쟁 지상, 물질만능의 폭주로 온전히 자신을 붙들고 살아가기 보다는
'소외'되어가는 자신과의 싸움들로 하루하루 고된 생존을 영위하고
있다는 것 모두 다 알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그리고 제 동료 교수들 모두 그런 것들을 알면서
도 모른채 침묵해 왔습니다. 미안합니다. 이미 강고한 기득권을
잡고있는 우리들은 침묵했습니다. 다시 한 번 시인합니다.
그렇기에 그 침묵을 이제는 깨보려합니다.
어릴 적 여러분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이 되고 싶었습니까?
지금, 서로서로를 한 번 바라보십시오. 여러분들의 지금 모습이
어릴 적 여러분들의 진솔했던 꿈들과 얼마나 맞닿아 있는지 살펴보십시오.
여러분, 여러분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아니, 어떤 사람들이 되고 싶습니까?
다들 생각이 다르겠지만, 저는 그렇습니다. 세상에 나와 한 평생
세상소풍 다녀가는 우리 모두가 친구라면, 제 뒤에 세상에 소풍나온
모든 인생 후배들이 저보다 조금 덜 불행하고, 조금 더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제 바람입니다. 그러한 작은 소망들이
현실이 되는 데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도무지 그렇게 살아온 것 같지가 않습니다.
요즈음의 하루하루는 더더욱 그렇게 느껴집니다.
하여, 저는 작지만, 기득권의 관성에 찌들어온 제 자신에겐 꽤나 힘들었던
결정을 내렸습니다. 더 이상 침묵하지 않겠습니다.
이제, '학문'을 도구로하는 '기술자'로서의 삶이 아닌, 진짜 '학문'을
하는 사람으로 살아가려 합니다. 무릇 모든 학문은 인간과 세상의
조금 더 나은 상태를 꿈꾸기 마련입니다. 우리네 학문세계는
3자들이 보기에, '자기들만의 잔치'로 전락해 버린지 오래입니다.
그렇습니다. 저 역시, 그 잔치의 수혜자로서 마냥 행복했고 그 권리
들을 누리는데만 열중해 온 것이 사실입니다.
수혜자로서의 '의무'는 망각했던 지난 날들,
어릴적 꿈들을 빛 바랜 사진처럼 식어버린 옛 얘기들로만 생각하며
무디게 망각해 왔던 시간들,
바로 그 무뎌짐을 이제는 깨달았습니다. 그렇기에 시작하려 합니다.
제 '의무'를 시작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은 여러분들의 '의무'를 이행해 주십시오.
여러분들은 '대학생'입니다.
대학생이기 이전에 '학생'입니다.
학생이기 이전에 '젊은이'입니다.
젊은이이기 이전에 '인간'입니다.
바로 그 각각의 지점들에 해당하는 작은 의무들부터 생각해 주십시오.
어려울 겁니다. 관성이란 무서운 것이니까요.
다 이해합니다. 하지만 믿습니다. 닳고 닳은 제 자신의 관성을 깨는 것보다,
아직 그 따스함이 결코 식었을 리 없는 젊은 '청춘들'인 여러분들의 관성을 깨는 일이
조금은 더 수월할 것이란 것을 말입니다. 저는 서울대학교의 여러분들을 믿습니다.
세상은 함께 살아가는 곳입니다. 홀로 오롯이 설 수 있는 인간이란 없습니다.
바로 그 지점에서,
그리고 우리 모두 각자는 한 명 한 명의 인간이라는 지점에서,
여러분과 제 자신은 수십년의 나이차를 넘어 동등한 자리에 설 수 있습니다.
같은 자리에, 같은 시공간에, 2008년 5월, 대한민국에 함께 선
한 인간으로서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공지합니다.
오늘 수업은 없습니다. 함께 나아갑시다. 이제 우리에게 대안은
없어 보입니다.
아, 혹시 궁금해하는 학생들있을 까봐 알려 드립니다.
출석체크는 없습니다. 레포트도 없습니다.
오직 여러분의 열정과, 여러분을 향한 저의 믿음과,
우리 모두의 작은 '양심'들만이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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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말해주는 선생님들이 있다면,
나는 그 한 분 한 분들을 진정한 스승님이라고 부르고 싶다.
영원히, 내 세상소풍이 끝나는 그 날까지,
스승님들이여,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도덕교과서를 베껴 쓰자는 것이 아닙니다.
진실을 위해,
정의를 위해,
어려우시겠지만, 조금씩 한 걸음들을 떼 주십시오.
그렇게, 너무도 굳어버린 저를 포함한 학생들을 이끌어 주십시오.
가르침을 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제 이런 바람이 저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고 믿으며,
부끄러운 이 글을 게시판에 더합니다.
2008. 0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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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임 : 일그램이라도 조금이라도 어떻게든 선생님들에게 전달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공사게로도 글을 퍼다 올립니다. 같은 글이 서울대 광장에도 있는데,
중복게시에 언짢으셨다면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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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누라이프에 글이 있길래 펌글합니다.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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