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플랜트 업계에 관심있는 후배 분들께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02' 학번 졸업생, SK건설 공정설계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는 유승제입니다. 지난번에 댓글을 단 이후로 후배 몇몇분께서 회사에 대해 물어보시길래 답변해드렸는데, 플랜트 업계에 관심있는 다른 후배분들께도 도움이 될 듯 하여 일부를 게시합니다.
저보다 연차높은 선배님들이나 같은 업계의 동기들이 본다면 쑥쓰럽기 그지 없는 하찮은 글일테지만, 용기내어 글을 올립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 많이 들어있는 글이니 참고만 하세요.
추석 잘들 보내시고, 즐거운 대학생활 하시길.
sj
질문의 요지가 어떻게 플랜트 업계의 취직을 준비하면 될지 학년별 준비할 사항을 묻는 거지요? 글쎄요, 사실 저는 구체적인 질문에 답을 해주는 것이 좋고 물어보시는 분께도 더 도움이 될 것 같은데 너무 광범위하게 물어보시니 어떻게 답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네요.
플랜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전공을 가진 Engineering discipline (부서)들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화학공학은 Process Eng’g 또는 HSE (Health, Safety, and Environment), 기계공학은Mechanical Eng’g 또는 Piping Eng’g, 전기공학은 Electrical Eng’g, 토목공학은 Civil Eng’g 등등 다양한 부서들이 있지요. Engineering 안에서도 Process Engineering은 제일 첫 번째 부분에 있어서 전체 플랜트의 방향을 설정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해요. 주로 하는 일은 Process Fluid Diagram (PFD) 도면을 그리고 Heat and Material Balance를 잡고, 플랜트 안의 장치들에 대한 설계 – Sizing and hydraulic calculation 을 합니다. Aspen HYSYS와 같은 시뮬레이션을 사용하기도 하고, Calculation 을 할 때는 Excel로 만든 상용프로그램들을 많이 써요. 이러한Engineering 이 이루어지면, 플랜트에 필요한 자재들을 구입하고 (Procurement), 공사(Construction)를 하게 됩니다. 그래서 플랜트 산업을 EPC 산업이라 많이 불러요. 그리고 이러한 진행과정을 control하는 부서가 Project Management 부서입니다.
지금 학교에서야 이런 내용들을 접할 일이 많이 없겠지만, 사실 회사에 들어오게 되면 금새 파악을 하게 될 것입니다. 굳이 학년 단계별로 어떤 것들을 준비하라고 말씀을 드리기 힘든 것이 화공기사 자격증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크게 메리트가 있는 것도 아니니,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를 해서 (3.3 전후반?) 학교 생활을 충실히 하였다는 점과, TOEIC 같은 영어 성적이 아닌 실제 의사소통이 가능한 수준으로 develop을 하시는 것이 어떨까요?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플랜트 산업에서 인턴 또는 플랜트교육(?)을 해보시는 것이 제일 좋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시뮬레이션이나 Excel/Powe point같은 실무에 필요한 도구들은 금새 손에 익게 마련입니다.
저는 사실 회사에 들어온 뒤 제 career path를 진지하게 고민해보게 되어서 “어떻게 준비했었다”라 말씀 드릴 만큼 훌륭한 사람이 아니랍니다. 다만, 제가 어떤 산업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 알기 위해서 다양한 산업/대기업과 외국계 기업들 사이에서 인턴을 경험하면서 (Dupont Korea –chemical company “ Samsung SDI – Fuel cell “ Veolia Water Korea – Water Treatment Plant Operating) 관심사를 적극적으로 찾았다는 점은 누구와 비교해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점이겠네요. 고민 많이 해보시고, 적극적으로 필요한 정보 찾아서 이곳 저곳 많이 기웃거려보세요.벌써부터 관심거리를 찾고 적극적으로 찾아보시는 점이 너무나도 훌륭하시네요.
궁금한 점 있으면 또 연락주세요.
여기까지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구요. 사실 대학생 후배님에게 정말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겁니다. 예전에 (2006년이라 모르실 수도) 과 게시판에 남겼던 글입니다. 그 글 수정해서 보내드립니다. 제 의견이 많이 반영된 글이니 본인이 잘 필터링해서 필요한 점만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예전에 기계공학과 김종원 교수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는데, 그 때 들었던 한 구절이 생각나네요. “생활에 threshold를 마련하라” 꾸준히 매사에 꾸준히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제일 좋겠지만, 이건 너무 피곤한 일이고 그렇다고 매일을 대강대강 사는 것은 젊음에 대한 예의가 아닐 테니, 어쩌다 한번은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일에 도전해보라는 의미로 말씀하신 것 같습니다.
대학 생활을 하면서 내가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열심히 해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없었거든요- 아쉽게도. 괜히 ‘내일 양자 시험인데, 물화 시험인데..’ 엄살떨면서 하루살이처럼 매일을 긴장의 나날로 채우시지 말고- 당장에 학교 과제 하는 것, 시험 공부하는 것에 급급해 하지 말고, 무언가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 학부 홈페이지에 LG 글로벌 챌린지 1등 당선되었다는 글을 본 것 같은데, 그분들처럼 공모전도 나가보시고- 여러 봉사활동, 워크캠프, 인턴 등등. 매 학기 중간 즈음에 이런 공고 많이 보실 수 있을 거에요. 평소에는 학과 공부 열심히 하시다가 게시판에 공고 올라오면 잠깐만 신경 써서 지원서 내시면 좋은 기회가 다가올 것 같네요. 찾아보면 재미있고 의미 있게 대학생활을 보낼 수 있도록 해주는 프로그램들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아니면, 정말로 대학생 때만 할 수 있는 것들: 동아리에 미쳐보던가, 여행을 가던가, 연애를 미친 듯이 해보던가. 아르바이트를 이것 저것 해본다던가. ‘이것 저것 부딫혀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라고 제 친구도 조언해주네요.
그렇다고 공부를 대강 하라는 것은 아니고, 정말 공부를 하고 싶다면- 고등학생 때처럼 그런 수동적인 공부가 아닌 자기가 찾아가면서 하는 그런 공부를 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글을 쓰니 마치 제가 다 경험해보았다는 투로 들리네요. 저는 얼마전에 사랑의 집짓기 운동 지원했다가 떨어졌었구요. 또 얼마전에 삼성 엔지니어링 인턴 지원했다가 떨어졌었고, 마지막으로 오늘 잡코리아에서 주최하는 공모전 지원했다가 1차 심사도 통과못하고 떨어졌습니다. 주위 친구들이 많이 격려해줘서 참 많이 고마운데... 계속 떨어져도, 계속 계속 지원하고 도전할 겁니다. 그러다 언젠가 한번 쯤은 되겠지요.
마지막으로, 여러 교수님들이 저희의 알찬 대학생활을 도와주기 위해 눈을 부릅뜨고 계시니, 잠깐만 시간을 내셔서 직접 교수님들 찾아가는 것도 좋겠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 방법으로 많은 덕을 보았습니다. 루즈한 생활을 하다가도 교수님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이럴 때가 아니지. 열심히 살아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제 기말도 얼마 안남았으니- 마저 버닝하시고. 이번 방학에는 내가 생각해보아도 뿌듯하다. 기특하다고 할 정도로 알차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얼굴 다시 한번 보면 금방 기억을 할 것 같은데, 리크루팅 때에는 너무 많은 분들을 찾아 뵈어서 잘 기억이 안 나네요. 플랜트 건설 산업 관심 갖고 메일 주셔서 고마워요.
사실 국내도급순위는 건설업 전체를 놓고 따지기 때문에 플랜트와는 별 상관이 없습니다. 아무래도 래미안, 힐스테이트 같이 브랜드파워가 강한 회사들이 국내 아파트/빌딩 도급을 많이 받기 때문에,
SK건설 순위가 그렇게 높지 않아요. 저 입사할 때 9위 정도 되었던 것 같네요. ENR ranking이 그나마 해외 다른 Contractor company 들과 비교할 수 있는 순위인데, 실무를 담당하는 분에게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그보다는 “이번에 XX건설이 10억불 규모의 아부다비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XX 엔지니어링이Conceptual design 따냈다.“ 이런 류의 사업 소식이나, “이번에 Complex 새로 하나 짓는다더라,요즘은 Upstream (전체 석유화학의 up/down과 기준이 조금 다릅니다. Oil well에서 plant로 보내주는 쪽을 말하지요) 쪽으로 발주가 나오더라” 같은 사업 동향에 대해서 관심이 많으신 듯 해요. 전체 career path에서도 어떤 project를 경험하느냐가 상당히 중요한 팩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제 의견이 많이 반영된 글이니 다른 분들의 의견도 많이 들어보시기 바래요.
1. Career path
① SK건설의 career path
얼마 전에 벡텔社에서 사장님이 새로 오셨는데, 그 분과의 간담회 내용을 말씀 드리면 도움이 되실 것 같아요.
공학을 전공한 사람들은 무조건 Engineering discipline에서 시작을 하여야 합니다. 처음에 영업, Project Management 조직으로 배치 받았던 동기들도 다시 돌아왔습니다. 이후에 2-3년 후에는Procurement나 Cost 쪽으로 경험을 하고, Project control (management라 생각하시는 부분)에서 경력을 쌓은 뒤, Project management 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도록 방향을 잡고 있습니다.
같은 엔지니어링 부서에서 10년 이상 근무해야 전문가(Process Engineer-Specialist)가 된다는 생각과는 다른 점이 조금 있죠. 사장님께서 생각하시는 전문가란 하나의 아이템에 대해서Engineering, cost, schedule, construction 모두에서 접근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나 화학공학을 전공한 분들은 Marketing도 경험해 봐야 한다는 것이 그 분의 입장입니다.
물론 지금 부서에 계신 과장님, 부장님들은 Process Engineer로만 10년 이상을 근무하신 전문가 분들입니다만, 신입 엔지니어들에 대한 career path는 말씀 드린 것과 같이 짜여질 것 같네요. (완결형이 아니라 진행중인지라)
② Value chain의 확대
EPC회사의 value chain:
Conceptual Design “ FEED “ Basic Engineering “ Detail Engineering (현재 EPC) “ Commissioning “ Operating and Management
이 부분은 플랜트전문인력양성과정에서도 들었을 것 같은데, 자신의 career path를 구상하는 것과 더불어 EPC회사(또는 E회사)의 방향성을 알면 도움이 될 것 같아 말씀드립니다. 저희 사장님이 말씀하시는 Green Ocean과 Blue Ocean을 적절히 섞어서 설명해드립니다.
SK건설과 같은 EPC 회사들은 (license를 받아서 develop 하고 construction 하는) Detail Engineering 에서 value chain을 확장해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어요. Front 쪽으로는 Basic Engineering, FEED, Conceptual Design, Back end쪽으로는 Operating and Management등등.플랜트 관련된 소식들 보면, SK건설이 말레이시아의 Conceptual design을 수주, SK에너지와 함께 O&M 사업 확장 등등을 들으실 수 있을 거에요. 그룹사로 이런 사업을 같이 진행할 수 있는 회사(SK, GS, 현대, 삼성 등)들은 value chain 확대라는 점에서 상당히 경쟁력이 있다는 생각입니다. 플랜트 인력이 없는 분위기라서 사업을 진행하는데 있어서 resource가 확보되어 있다는 것도 큰 경쟁력이지요. 중견 건설사를 얕보고 하는 말은 아니지만, 제 의견은 이렇습니다.
E가 중심인 회사에 대해서는 현대 엔지니어링에 있는 동기에게 물어봤어요. 지금은 Engineering중심으로 조직이 이루어져 있지만, P와 C로도 확대를 해 가는 중이라고 하더라구요. 또 다른 측면으로는 현대중공업은 FPSO와 같은 해상 platform도 하고 있습니다. EPC회사와는 또 다른value chain을 갖고 있지 않을까 싶네요.
(이 이상은 저도 잘 모르니, 필요하다면 그 동기를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현재 SK건설의 Process Engineer는 130명 정도입니다.
2. 대기업과 중견기업
사람마다의 생각하고 있는 career path가 다르니, 이 부분은 순전히 제 의견만 말씀 드릴께요.
저는 취업할 때 대기업/외국계 기업 사이에서 고민했습니다. 대기업은 SK건설, GS건설, 삼성엔지니어링 세 곳만 지원했었고, 외국계 기업은 인턴을 했던 회사와 얘기를 하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대기업이라면 기업문화가 자신과 맞는 점을 찾는 것 외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대기업에 가기로 결정을 했다면 큰 회사로 들어가는 것이 저의 선택이었습니다. 작은 건설 회사에도 지인이 있는데,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없어서 고유 업무 이외의 일을 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기왕이면 일 많은 곳, major 회사로 들어가서 큰 방향을 찾는 것이 저의 첫 번째 선택 기준이었습니다. 회사에 들어와서 보니 올바른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Project없어서proposal만 하면 엔지니어로서 배워야 할 많은 것들을 놓치게 됩니다.
국내 major는 해외 top tier가 되는 것을 꿈 꾸고, 국내 minor는 국내 major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 같습니다. 제 성격 역시 항상 제 수준보다는 높은 곳을 목표로 하는지라 저와 잘 맞는 회사라는 생각이 드네요.
3. 전형진행
올해는 아니지만 작년 리크루팅 때도 말씀 드렸던 것 같은데, 스펙은 여러 고려요소 중의 하나일 뿐입니다. 제 학점과 영어성적에 비교할 때 결코 나쁜 스펙은 아닌 것 같은데요? 오히려 저보다… 플랜트전문인력과정도 들으셨으니만큼 본인이 플랜트 업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서류 – 자기소개서, 정말 열.심.히 쓰세요. 면접관 님들도 자기소개서 보고
인적성 시험 – 공부해서 높은 점수 받는 류의 시험이 아니니, 유형만 익혀가셔서 시험 당일 편하게 시험보세요.
면접은 대림산업처럼 어려운 문제는 아닐 것 입니다. 사실 Cavitation은 신입사원 교육 이후면은 누구나 다 이해할 수 있을만한 질문인데, 실무를 해보지 않는 분으로서는 대답하기 힘들 것 같네요. 제 경험(2007년 하반기)에 비추어 말씀 드리자면, “열역학 1, 2, 3법칙”, “베르누이 방정식”, “Re 수식” 등 정말 기초적인 개념을 묻는 전공 질문을 받았습니다. 조금 더 어려운 것은”Distillation tower상/하단에서 온도와 압력이 어떻게 다를까” 정도였습니다. 혹시나 작년에 지필고사를 봤을까 싶어서 후배사원께 물어봤는데, 저희와 같은 방식으로 면접을 봤다고 하니 크게 다른 점이 없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당부드릴 말씀이, 저는 제 경험에 비추어 그리고 주위 분들의 얘기를 정리하여 말씀 드린 것입니다. 제 의견이 도움이 된다면 과 게시판에 올리셔서 같이 공유를 하셔도 될 것 같네요. 다만 회사에 들어오고 싶어하는 분께 듣고 싶은 이야기만 말씀 드리려 한 탓에 회사에서 힘든 점, 실망스러운 점, 부정적인 면들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메일 주세요.
답변이 늦었네요. 지원하신 회사들에서는 좋은 소식 듣고 계신지요.
답메일 해주신 것들 보니 이미 플랜트업에 대해서 많은 소식을 접하고 계신 듯 하네요.
http://skeyes.skec.co.kr/200909/01_diary/dam_fragrance.asp
그리고 위 링크는 지난번에 말씀드렸던 저희 회사 사장님의 글입니다.
저에게도 많은 동기부여가 되니 ㅇㅇ씨께도 도움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