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서울동물원 삼림욕장을 다녀와서
서울동물원 삼림욕장을 다녀와서
그저께 서울대공원 동물원 정문에서 서쪽으로 10분 거리에 있는 "취미박물관 하비인월드" 개관식이 오후 3시에 있어서 오전 9시에 집을 나섰다. 동물원 외곽에 있는 산림욕장을 거닌 후 개관식에 참석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두 달전에 집사람과 함께 산림욕을 하려고 왔었는데 "장미 축제"라는 간판에 현혹되어 장미원만 거닐다가 집으로 되돌아 갔다. 장미꽃들이 화려하여 집사람 사진을 내 핸드폰으로 억지로 여러 장 찍었다. 집사람은 나이 들어가면서 사진 찍히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그 이유를 잘 모르겠다. 사실 이제는 사진의 홍수 시대이니 또한 내 딸들도 내 사진들을 내가 죽은 후에 보관할 것 같지 않으니 ---
나는 서울대공원이 서울랜드와 서울동물원으로 나뉘어져 있는 지 모르고 서울랜드에 가서 산림욕장을 물으니 남쪽으로 가라고 하여 되돌아 가서 동물원 후문을 물어 물어 발견하고 안심을 하였다. 10시경에 산림욕장 입구에 도착하여 걷기 시작하였다. 산책 길이 험하지 않아 좋았다. 곳곳에 계곡 물이 흘러내려 더욱 좋았다. 어렸을 때 할아버지와 함께 여름에 우이동 소재 할아버지 소유의 야산(지금은 대학이 있음)에 가면 그 곳 계곡에서 물장난을 하여서 여전히 계곡물을 만나면 발을 담그는 버릇이 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지 않은가. 내 딸들만 하더라도 계곡 물에 발을 담그지 않는다. 사실 이제는 인구도 많아졌고 물도 더러워졌으니 ---
어느 노인이 흐르는 물에 발을 담고 있는 계곡에서 나도 발을 담그고 한동안 앉아 있었다. 이 노인이 떠나고 다른 두 사람이 와서 자리를 정했을 때 나는 다시 산책을 시작하였다. 산림욕장 출구에 도착하였을 때가 오후 2시경이었다. 산림욕장 거리가 7km, 산책 소요시간이 2시간 30분이라 하여 내려워서 점심식사를 하려고 하였는데 준비해 간 과자들 아니면 혼날 뻔 하였다. 가져간 물 한 병을 다 마셔 도중에 음용 부적합 판정이 난 약수물을 두 번이나 실컷 마셨다. 여하튼, 미리 약속한 대로, 개관식에 간신히 시간에 맞추어 도착할 수 있었다. 개관식 공식 행사가 끝난 후 취미박물관에서 장난감 자동차 5대를 ?만원에 사서 급히 집으로 돌아왔더니 5분전에 외손자가 집으로 갔다고 하여 다시 집을 나섰다. 내 선물을 받고 좋아하는 두 돌이 곧 되는 외손자를 보니 피로가 가시는 것 같았다. "내리 사랑"이라는 말이 실감 났다.
어제 다시 서울동물원을 집사람과 함께 방문하였다. 녹음 속에 있는 산림욕장이 마음에 들어 다시 온 것이다. 집사람은 아직 노인이 아니라 입장료를 내야 한다고 안내인에게 이야기 하면서 서로 웃었다. 9시40분경에 산림욕장 입구까지 집사람을 안내하여 주고 나는 동물들을 찾아 나섰다. 사실 내가 점점 걸음이 느려져서 집사람을 따라다닐 수가 없다. 대개 나는 만날 장소만 이야기 하고 집사람과 떨어져 산보를 한다.
나는 원숭이, 사자, ---를 보고 식물원을 거쳐 11시경에 호랑이를 보고 있는데 집사람으로부터 산림욕장 출구 근처에 있다는 전화가 왔다. 나는 허둥지둥 동물원 정문 근처의 약속장소로 내려 왔다. 그래도 도중에 "공작마을"은 들어가 보았다. 11시 50분에 오랫만에 둘이 외식을 하기 시작하였다.
내가 창경원에서 동물들을 마지막으로 본 것은 1980년대 후반인 것 같다. 어린 딸들을 데리고 갔다. 어린이들을 데리고 다니는 사람들을 볼 때 젊었을 때 생각이 났다. 이미 내 외손자도 부모가 이 동물원에 데리고 왔다고 한다. 예전 창경원 동물원에 비하면 서울동물원은 규모, 시설, 프로그램 면에서 월등하게 좋다. 구경을 좋아하는 나는 근일간에 다시 혼자 와야겠다. 외손자, 외손녀가 커서 함께 오게 될 날을 기다리면서 ---
- 다음 벤자민 프랭클린의 12가지 인생 계명
- 이전 수강신청 질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