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복수강좌 수강 등...
오랜만에 또 게시판이 달아 오르는 듯 하네요. 한 동안 조용했지요^^ 우리 학부의 수업관련 업무를 책임지고 있는 입장에서 몇 가지 얘기를 하고자 합니다.
겁 먹지 마세요. 모두 다 학생들을 위한다고 하는 일이고, 문제가 생기면 또 고치면 됩니다. 이제 겨우 시작하는 단계이니 상황을 좀 더 지켜 보는 것이 좋겠어요. 수강 인원은 지난 2년간 평균 수강생 수의 60%까지 신청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심한 경우에는 지금처럼 차이가 날 수도 있는 것이고, 대부분은 지금보다는 적은 차이가 날 겁니다. 60% 가 큰 숫자는 아닌 것 같지만 시뮬레이션을 했을 때, 심한 경우에 수강인원이 2-3배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얘기를 지난 번 게시글에 올렸던 기억이 있네요. 응용생화학은 학기 변경으로 두 학년이 동시에 수강해야 한다는 것을 미처 챙기지 못했기 때문에 혼란이 있었습니다. 결국 4 강좌를 개설하기로 하였으니,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001/002 강좌의 교수님 강의실력 문제는 주관적인 면이 강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지난 10년간 주로 002강좌를 해 왔는데, 굳이 001강좌보다 강의가 나빴을 것으로 자책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평균 성적도 굳이 낮지는 않았고요 ㅜㅜ. 결국 주관적인 인식 문제인데, 매사에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한이 없는 법이죠.
원래대로 돌아가자는 의견은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제가 접해 본 대다수의 학생들은 강제 배정을 폐지해 달라고 하였습니다. 이 것이 절대 다수의 의견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만일 아니라면 학생회를 통해서 다수의 의견을 개진한다면 다시 검토할 수 있겠죠. 새로운 시스템의 초기 단계에서는 항상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언제든 고치고 고칠 겁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아무쪼록 긍정적인 생각 많이하고 많이들 발전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한가지 더. 해동자료실의 교양도서 분실률이 10%에 이릅니다. 우리 해동에 교양도서가 4300권 이상 있는 데 이 중 10% 정도가 분실되었어요. 너무 과한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은 그냥 들고 나간 것들입니다. 혹시라도 그런 경우가 있다면 당장이라도 반납해 주세요. 굳이 묻거나 하지 않을테니 그냥 반납함에 가져다 놓으면 됩니다. 해동은 우리의 자랑입니다. 우리 학생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이 해동과 홈페이지입니다. 이 두 곳은 기본적으로 우리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곳이고, 다른 학과학부에서도 늘 부러워하고 벤치마킹을 하는 곳이에요. 우리 학부의 pride라고 봐도 좋을만한 곳입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10% 넘는 도서가 부당하게 인출되어 유실되었다면 정말 부끄러운 일입니다.
아마도 어떤 분들은 관리 상태가 그렇게 까지 부실하냐고 질책을 하실 것 같아, 해동을 담당하고 있는 입장에서 무척 송구스럽고 죄송스러운 입장입니다. 하지만 저는 우리 학생들의 자부심인 해동에 전자감응기를 설치해서 이 곳을 출입하는 모든 학생들을 감시하고 싶지 않습니다. 몇 몇 무책임한 학생들 때문에 모든 학생들을 감시하는 시스템을 도입할 수 없습니다. 우리 사회의 가장 나쁜 점 중의 하나가 그거 거든요. 몇 사람이 잘 못하면, 모두를 같은 기준으로 놓고 감시하고 불편하게 하는 제도를 만들곤 하죠. 하지만 우리 학부는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최악의 경우에 돈으로 때우더라도 우리 모두에게 스스로 족쇠를 걸고 감시하고 싶지는 않아요.
지난 10여년간 도서 분실율을 항상 모니터링 해 왔습니다. 주로 7% 수준의 분실율이 유지 되었지만, 전체 소장권수가 그리 크지 않을 때에는 특히나 큰 부담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전체 책수도 많아져서, 10%라면 이대로 가기 어려운 숫자입니다. 최소한 도서실 기능을 유지하려면 이렇게는 갈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 학생들이 이렇게까지 무책임할 수 있다는 것을 용납할 수가 없습니다. 무슨 소리냐, 당장 전자감응기를 설치해야 한다고 하는 주장도 늘 있어 왔습니다. 한편으로 다수 학생들을 믿고 불편을 주거나 자부심을 떨구는 일을 하고 싶지 않다는 점도 의미는 있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아직 어린 학생들에게 오히려 잘 못 된 행동을 유발시킬 수 있다는 관점에서 볼 수도 있는 문제입니다.
나름 중요한 시점이 된 셈이에요. 스스로 족쇄를 채울 것인가, 아니면 자랑스럽고 자유롭게 지낼 것인가. 선택은 우리 스스로의 것입니다. 아무쪼록 우리 학생들이 더 책임감 있게 스스로의 소중한 공간을 지켜주기를 바랍니다. 혹시라도 부적절하게 책을 가져간 학생들은 당장 반납을 하고, 혹시라도 졸업을 한 학생이라면 학부에 작은 액수라도 도서구입을 위한 기부를 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 구성원들 모두가 스스로 자랑스럽게 그리고 책임감 있게 행동하고, 스스로 우리 학부의 문화를 만들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 주기 바랍니다. 이 모든 과정이 너무나도 소중한 교육 과정이고, 그 결과는 우리 모두가 누리게 되는 것입니다.
최근에 학생회에서도 학부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열람실이나 전산실에서의 학생들의 생활 상도 많이 개선되고 있습니다. 홈페이지 댓글 문화도 많이 개선되었지요. 우리 학생들 스스로 좋은 문화와 환경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아주 자랑스럽고 고맙게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해야 할 일들이 많습니다. ABC 반을 아직도 구분하고 있는 것도 극복해야 할 과제이고, 진학 및 취업 관련 정보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만들어야 하겠고, 학생들이 사회 속에 더 다가가고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겠고, 교과 과정도 지속적으로 개선/발전시켜야 할 것 입니다. 이 모든 과정에 우리 학생들이 주도적이고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더 발전된 우리 학부와 교육 환경을 만들고, 이를 통해서 학생들이 최상의 환경에서 최고의 교육을 받고, 우리 사회의 리더가 되어 세상을 이끌어 나가고, 스스로 삶의 의미를 찾고 행복해 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말이 좀 길어졌지만^^ 모두들 방학 잘 보내고 건강한 모습으로 새 학기에 만나기를 기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