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11월 17일 '순국선열의 날'을 아시나요
11월 17일 '순국선열의 날'을 아시나요
윤주 매헌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 연구위원
chosun.com 입력 : 2011.11.15 21:41
11월 17일은 많은 기념일 중에서도 잊어서는 안 되는 날이다. 바로 '순국선열의 날'이다. 안타깝게도 이날을 잘 알지 못할 뿐 아니라, 순국선열이란 용어도 정확히 이해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순국선열이라 함은 1905년 11월 17일 망국의 을사늑약이 체결된 날을 전후하여 1945년 8월 14일까지 국내외에서 조국독립을 위해 가족과 자신의 안위를 버리고 일제에 항거하다가 순국한 분들을 가리킨다. 순국선열의 날은 일제가 침탈한 국권을 회복하기 위해 소중한 생명을 바친 선열의 독립정신과 희생정신을 후세에 길이 전하고, 그분들의 얼과 위훈을 기리기 위한 법정기념일이다.
그리고 이날은 임시정부가 1939년 11월 21일 개회한 임시의정원 제31회 총회에서 차이석(車利錫) 선생 등 6인이 "나라를 빼앗긴 치욕의 날을 절대 잊지 말고 독립의지를 다지며 순국선열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영원히 기억하자"고 발의하여 실질적인 망국일 11월 17일을 '순국선열 공동기념일'로 제정한 것이 그 효시이다. 이후 1945년 8월 15일 해방 전까지 임시정부 주관으로 기념행사를 거행했고, 1946년부터 1996년까지는 행사 주관이 정부 또는 민간단체로 왔다갔다하며 거행되다가 1997년 5월 9일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면서 법정기념일로 제정되어 그해부터 정부 주관 행사로 거행해 오고 있다.
역사를 잊는 민족에는 미래가 없다. 우리는 순국선열의 고귀한 희생 위에 세워진 나라에 살고 있음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이날 국민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독립운동가 삼의사(윤봉길·이봉창·백정기)와 임정요인(이동녕·김구·조성환·차이석)이 잠들어 계신 독립성지 효창공원을 찾아 참배하고 그분들의 뜨거운 애국심을 느꼈으면 좋겠다. 순국선열의 날을 맞아 윤봉길 의사가 "너희도 만일 피가 있고 뼈가 있다면 반드시 조선을 위해 용감한 투사가 되어라. 그리고 태극의 깃발을 높이 드날리며 나의 빈 무덤 앞에 찾아와 한 잔 술을 부어 놓아라"라고 두 아들에게 남긴 유언이 떠오르며, 의거 후 고향집에 들이닥쳐 못살게 굴던 일경에게 "우리 봉길이는 조선남아로서 당연히 할 일을 다 했을 뿐이니 차라리 나를 죽여라"고 호통치던 윤 의사 어머니 김원상 여사의 당당한 모습이 눈에 선하다.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한 순국선열께 한없는 존경과 추모의 마음을 바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