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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는 예술가보다 더 창의적인 직업”

작성자
최창균
작성일
2011-12-19
조회
890



 
“엔지니어는 예술가보다 더 창의적인 직업”
[포커스신문사 | 글 이동호 영상 석진홍 기자 2011-11-17 00:12:35] 
 


■ ‘연구중심대학 총장 회의’ 참석 라스 팔레슨 덴마크 공대 전 총장

 

세상에 없거나 기발한 기능 개발하려면 창의성은 필수
교수 리더십과 대학의 다양한 맞춤형 학습이 선행돼야

“가장 창의적인 직업은 예술가가 아니라 엔지니어다.”

 

지난 8일 카이스트 주최로 서울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열린 ‘2011 세계연구중심대학 총장 회의’에 라스 팔레슨(Lars Pallesen·사진) 덴마크 공대 전 총장이 참석했다. 지난 10년간 덴마크 공대 총장으로 재직하다가 몇 주 전에 총장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덴마크 공대는 풍력 에너지 분야에서 세계 최고라고 자부한다”면서 “이전에 없던 제품을 개발하는 창의적인 엔지니어를 양성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팔레슨 전 총장을 만나 창의적인 공학교육에 대해 들어봤다.

 

- 덴마크 공대를 간단히 소개한다면.

▶ 덴마크 공대는 1829년에 설립돼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녔다. 과학과 기술이 사회에 유용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신념하에 세워졌는데, 당시엔 혁신적인 아이디어였다. 덴마크 공대는 여전히 작은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재학생은 학부생과 석사 과정 학생을 합쳐서 7000명이고 직원은 5000명인데 그중 1000명은 박사 과정 학생들이다. 엘리트 엔지니어들을 배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 특별히 강점을 지닌 분야가 있다면.

▶ 풍력 에너지 분야에서 세계 최고라고 자부한다. 시멘스 등 세계적인 기업들과 협력하고 있고 태양광, 바이오 매스에서도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싱가포르, 한국 대학 등에서 학부를 마친 학생들이 덴마크 공대에 석·박사 학위를 공부하면 전 세계 과학 기술계를 위해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 당신은 유럽 대신 미국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했고 국제 비즈니스까지 공부했다.

▶ 내 세대의 야심찬 젊은이들은 외국에 나가고 싶다면 가장 자연스런 목적지가 미국이었다. 많은 학생들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고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요즘 젊은 학생들이 어느 국가를 가야 하는지 묻는다면 미국은 여전히 상당히 좋은 유학지다. 하지만 캐나다도 괜찮고 유럽의 독일, 프랑스, 영국 등도 훌륭한 국가들이다. 환태평양 지역을 보면 중국, 일본 등을 꼽을 수 있지만 점점 더 많은 덴마크 학생들이 한국으로 유학 가는 데 관심을 보이고 있다.

 

- 덴마크 학생들에겐 어떻게 조언하는가.

▶ 세계가 좁아졌다고 하는데, 내 생각에 세계는 넓어지고 있다. 문화가 다양하고 세계인은 서로에게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문화가 동일해져선 안된다고 본다. 덴마크 학생들도 미국만 유학지로 고집하지 말고 다양한 국가를 찾아보라고 한다. 덴마크 학생들에게 한국행 유학을 권하고 싶고 특히 카이스트를 추천한다.

 

- 창의적인 공학 교육에 대한 생각은.

▶ 덴마크 공대에서의 경험에 따르면 학생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지식을 습득한다. 책을 통해 주로 지식을 얻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전통적인 강의를 좋아하는 학생도 있다. 또한 연구실에서 실험을 해야 동기부여를 받는 학생도 있고 IT 기술을 활용해서 배우는 것을 선호하는 학생도 있다. 따라서 대학은 다양한 학습 도구를 개발해서 학생들에게 적합한 맞춤형 학습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그러려면 인적, 물적 자원이 상당히 투입돼야 하지 않을까.

▶ 교수들의 리더십이 중요하다. 돈은 이슈가 아니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의지, 리더십과 열정이 더 중요하다.

 

- 덴마크 공대에서 시행하는 CDIO 교육은 어떤 방식인가.

▶ 원래 미국 MIT와 스칸디나비아 지역의 대학들이 협력해서 개발한 방식이다. 문제를 인지(Conceive)하고 해결책을 디자인(Design)한 후 실제 현장에서 실행(Implement)하면서 운영(Operate)해보는 식이다. 현재 전 세계 50개 대학에서 창의적인 엔지니어를 배출하기 위해 실시하고 있다. 이 시스템을 교육 전반에 도입할 수 있다. 엔지니어라면 반드시 배워야 하는 수학, 물리학, 화학, 기계 공학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본다.

 

- 창의적인 엔지니어가 필요한 이유는. 

▶ 엔지니어링 자체가 창의적이다. 흔히 창의성을 발휘하고 싶으면 예술가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사실 가장 창의적인 직업은 엔지니어다. 예를 들어, 차세대 텔레비전을 개발하려면 현재 텔레비전이 할 수 없는 기능을 개발해야 한다. 과거에 없던 기능을 갖춘 제품을 개발하려면 엔지니어가 창의적이어야 한다. 미래에는 모든 엔지니어링 분야에 창의성이 요구될 것이다.

 

- 덴마크 국민들 중에는 네이티브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이 많다. 비결이 있나.

▶ 덴마크는 소국이기 때문에 타국의 음악과 영화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특히 미국문화의 영향이 크다. 덴마크에서 미국영화를 상영할 때는 덴마크어로 더빙하지 않는데, 영어를 접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된다. 또한 덴마크어와 영어는 언어구조상 크게 다르지 않아 한국인보단 영어를 쉽게 배우는 것 같다. 싱가포르에선 어린 학생들이 영어와 중국어를 동시에 배우는데, 한국에서 참고해볼 만한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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