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와 그림들이 제대로 옮겨지지 않았으니 원문을 참조할 것]
초청의 글
화학공학 교육의 추세
최창균
NICE(News & Information for Chemical Engineers), Vol.19, No.6, 782-785, 2001
21세기에 접어든 지금, 화학공학 학사과정의 핵심 교과목들을 살펴보면 30년전과 대동소이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최근 화학공학 교과과정의 핵심적인 변화를 예고하는 징조가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 정보의 홍수, 기술의 발전, 시장의 세계화, 위험에 직면한 환경문제와 관련하여, 그 변화를 필연적으로 교과과정에 수용하게 될 것이다. 변화에 대처하기 위하여 여기에 화학공학 학사과정 교육을 중심으로 변화추세를 요약하여 보겠다.
지금부터 5000년전경 토목공학이 출현한 이래 화학공학은 늦게 19세기 중반부터 그 중요성이 인지되다가 1888년에 MIT에 처음으로 계속적인 교육과정이 설치되었다. 주요 공학의 출현시기와 지식기반이 표 1에 비교되어 있다. 화학공학교육이 시작되었을 때 그 교과과정은 산업계에서 화학의 응용성을 중심으로 편성되었다. 따라서 당시의 화학공장에서 필요한 지식인 공업화학, 금속조직학, 응용전기화학, 공학해석, 고온측정, 기계공작, 가스기술, 화학제조공업과 같은 교과목들이 20세기초에 도입되었다.
표 1. 공학의 태동
지 식 기 반
토목공학 (~3000 B.C.)
정역학: 구 조
기계공학 (18세기 중반)
동역학: 기 계
화학공학 (19세기 중반)
반 응: 프로세싱
전기공학 (19세기 말 )
전 자: 회 로
화학공학이 전문 분야로 확고한 자리를 잡게 된 것은 1915년에 Arthur D. Little이 제안한 단위조작 개념이 교과목으로 도입된 것에 연유한다. 화학자로서 1886년에 자문회사를 설립한 그는 산업계의 화학공정들이 최종 제품은 다르더라도 기본 조작들의 집합체로 생각하고 증류, 추출과 같은 공통적 조작을 학생들에게 가르칠 것을 MIT에 제안하였다. 단위조작이 교과과정에 도입되면서 앞에 제시된 교과목들은 점진적으로 축소되었다. 암모니아, 황산과 같은 화학제품의 제법보다는 기본 조작에 뿌리를 둔 단위조작은 석유 정제품을 비롯한 다양한 제품의 대량 생산에 큰 기여를 하였다. 이에 힘입어 화학공학은 세계 제 2차 대전 이후 20년 동안 놀라운 인기를 얻게 되었다.
단위조작에 이어 공학적 문제의 해결에 1950년대 중반부터 이동현상 접근방법이 활용되기 시작하였다. 이동현상은 유체의 흐름, 열전달, 물질전달과 관련된 문제들을 단위조작보다는 미시적으로 살펴보게 하였다. 1970년대에 이르기까지 물질전달은 화학공학의 전유물이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이어서 반응공학이 체계화되어 반응기 설계에 활용되었다. 관련된 초창기 대표적인 교과서들이 표 2에 수록되어 있다.
표 2. 효시적인 교과서들
구 분
교 과 서
단위조작(1923)
W.H. Walker, W.K. Lewis, W.H. McAdams,
“Principles of Chemical Engineering,” McGraw-Hill, N.Y. (1923)
이동현상(1960)
R.B. Bird, W.E. Stewart, E.N. Lightfoot,
“Transport Phenomena,” Wiley, N.Y. (1960); 2nd ed. (2002)
반응공학(1963)
O. Levenspiel,
“Chemical Reaction Engineering”, Wiley, N.Y. (1963); 3rd ed. (1999)
1970년대에 화학공학 교과과정의 핵심은 다음과 같은 교과목들이었다.
(1) 물질 및 에너지 수지
(2) 열역학과 반응공학
(3) 단위조작과 이동현상
(4) 공정제어
(5) 공정설계
이러한 교과목들은 제품들을 경제적으로 또한 안전하게 만드는 프로세스 엔지니어링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였다. 핵심 교과목들을 중심으로 그림 1(미국화학공학회 1999년 회장인 Gerhard Froelich가 제시)에 보이는 화학공학자로서의 기본지식과 기술을 대학에서 배양하게 되었다. 그러나 나라마다 특색이 보이는 교육이 실시되었다.
화학공학
공장
엔지니어링
물리
화학
신공정
공장
장치설계
공장조업
공정 R&D
화학제품
R&D
공업화학
영국
독일
미국
그림 1. 재래적인 화학공학자의 기본지식과 기술
1970년대에 들어서서 화학산업의 성장이 둔화되기 시작하였다. 화학산업이 태동한 이래 화학산업은 휘발유와 같은 범용성 제품의 생산에 힘을 기울였기 때문이었다. 품질과 조성이 대동소이한 범용성 대량 제품은 생산량에 따라 주로 가격이 결정된다. 기술이전에 따른 국가간 경쟁은 이익의 감소를 초래하게 되어 지난 10여년동안 화학산업계는 부가가치가 높은 소량 다품종 생산에 힘을 기울여 왔다. 이제 기존의 화학기술은 전자, 생물, 물리, 정보와 같은 분야와 접목을 통하여 새로운 융합기술을 탄생시키고 있다. 화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예로는 생촉매, 녹색화학 기술을 들 수 있다. 의약품과 같은 특수 제품들은 범용성 제품들과 달리 소량씩 생산되므로 주로 회분식으로 만들어지며 경우에 따라 그 수명이 짧다. 따라서 제품의 수요파악, 제품 제조를 위한 아이디어의 창 출, 제조방법의 선택이 제품의 성공적인 생산을 좌우하게 되었다.
화학산업 구조의 변화는 화학공학자의 진출영역을 다변화시키고 있다. 미국화학공학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 3년간 미국에서 배출된 화학공학 학사의 산업체 진출 현황을 보면 표 3과 같다. 졸업생 중 50% 정도가 산업체로 진출하고 있으므로 표에 나와 있는 백분율에 1/2을 곱하면 개략적으로 전체 졸업생에 대한 비율로 환산된다. 1998학년도(1998-1999) 졸업생 중 57.2%가 산업체로, 2.2%가 정부기관으로, 14.4%가 대학원으로, 1.7%가 해외 고국으로 귀국, 기타 4.2%, 미취업 6.6%로 집계되어 있다. 표에서 연료는 정유제품, 원자력, 합성연료를 다루는 산업을 나타낸다. 1993학년도에는 미취업률이 15.5%였으며 졸업생 중 산업체로 46.9%가 진출하였는데 이를 표 3과 같은 백분율로 환산하면 화학 42.8%, 연료 5.9%, 전자 3.6%, 재료 5.2%, 바이오기술 2.9%, 환경 8.9% 이었다. 따라서 화학회사로 진출하는 비율이 현저히 감소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는 화학공학이 응용되는 범위가 직종의 증가와 함께 넓어지고 있으며 화학공학자가 신기술발전에 적응을 잘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할 수 있다. 지난 7년간 꾸준히 고용 증대가 이루어졌고 컴퓨터를 포함한 전자 분야, 의약을 포함한 바이오기술 분야로의 진출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2000학년도에 산업계로 투신한 석사, 박사 취득자 중 전자산업계로의 진출률은 각각 27.4%, 29.5%, 바이오기술분야 각각 14.7%, 15.9%, 화학산업계 각각 21.8%, 21.3%이었다.
1992년부터 1995년까지 미국에서 대학졸업생들의 미취업률이 10%를 상회하여 다소 위기감이 조성되었다. 그러나 앞에 언급한 바와 같이 취업전선이 다양화되면서 화학공학은 안정을 되찾았다. 미국화학공학회에 의하면, 현재 173개 대학에 화학공학 관련 학과나 프로그램이 설치되어 있다. 이 중 5개 대학(California, Davis; Minnesota; Oklahoma; Syracuse; Wayne State)이 재료과학, 3개 대학(Alabama, Huntsville; Arizona State; Kentucky)이 재료공학, 4개 대학(Arizona; California, Riverside; IIT; Toledo)이 환경공학, 3개 대학(Kansas; Pittsburgh; Wyoming)이 석유공학, 3개 대학(Iowa; Maryland, Baltimore County; Rutgers)이 생화학공학, 2개 대학(New Mexico; Massachusetts, Lowel)이 원자핵공학을 화학공학이라는 이름 뒤에 병기하여 학과명으로 채택하고 있다. 이외에도 생물공학(Tufts), 응용의공학(Cleveland State), 바이오자원공학(Colorado State), 천연가스공학(Texas A&M, Kingsville), 생화학공학과 재료과학․공학(Califonia, Irvine), 화학과 재료과학(Polytechnic Univ.), 연료공학(Utah)이 부기되어 있는 관련 학과명도 있다.
표 3. 새로 배출된 미국 화학공학 학사의 산업체 취업 분포
2000학년도
1999학년도
1998학년도
화 학
23.3%
26.7%
26.1%
연 료
15.7%
12.6%
10.8%
전 자
15.9%
15.6%
11.4%
식품/소비자 제품
10.6%
11.4%
14.6%
재 료
3.1%
3.3%
6.0%
바 이 오 기 술
9.3%
6.9%
4.6%
펄 프 / 종 이
2.1%
2.4%
2.9%
설 계 / 건 설
5.6%
4.8%
7.2%
연 구 / 시 험
1.8%
2.4%
–
환 경
2.4%
2.6%
2.6%
사 업 서 비 스
5.8%
6.4%
–
공공성 유틸리티
–
–
0.8%
기 타
3.9%
4.8%
13.0%
위와 같은 복합 명칭은 학과 통합, 또는 학과의 발전을 목표로 만들어진 것이다. 미네소타 대학의 경우, 광산과 금속 학과가 1970년대초에 고분자 프로그램의 시작과 함께 통합되어 화학공학․재료과학 학과가 되었다. 비록 학과명칭은 바뀌었어도 대부분의 대학에서 화학공학 핵심 교과과정에는 앞에 언급된 5개의 교과목들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학사과정 선택과목과 대학원 교과과정에는 교수들의 연구분야가 반영되어 많은 변화가 있어 왔다. 바로 전통적인 화학공학 분야가 아닌 분야를 연구하는 교수들을 새로이 임용함으로써 화학공학의 발전에 촉매 역할을 하게 하고 있다.
학사과정 교육과 관련하여 새로운 핵심 교과목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화학제품설계이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다음과 같은 책이 발간되었다.
E.L. Cussler, G.D. Moggridge, “Chemical Product Design,”
Cambridge University Press, Cambridge (2001)
이 책에 의하면, 그림 2에 보이듯이, 지난 25년동안 화학공학과 졸업생들이 범용제품(C)을 다루는 회사보다 특수제품(P)을 다루는 회사로 보다 많이 진출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현상은 표 3에도 나타나 있다. 여기서 특수제품이란 연간 1000톤 미만의 생산량을 보이고 있는 이익이 많은 값비싼 제품을 뜻한다. C의 값은 보통 톤당 수백달러에 불과하나 P의 값은 1kg 또는 1g에 1000달러가 될 수도 있다. P는 가격보다는 성능과 품질에 의하여 시장에서 차별화된다. P-업계로 진출하는 졸업생들이 증가함에 따라 공정설계에 부가하여 제품설계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게 하자는 중론이 있으므로, 위의 교과서는 이를 실천에 옮기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제품설계의 중요성은 Wintermantel(1999)에 의하여 잘 설명되어 있다.
P
O
C
C
O
P
(a) 1975년
(b) 2000년
그림 2. 미국에서 새출발하는 화학공학자의 취업분포의 변화
( C=Commodities; P=high value-added Products; O=Others)
화학공학 교과과정은 변화하여 왔고 앞으로도 변화할 것은 분명하다. 이미 핵심 교과과정을 제외하면 변화하였다. 예를 들면, 고분자, 바이오기술, 반도체 관련 교과목들이 대학 특성에 맞게 일부 도입되어 있음을 여러분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버리거나 축소하지 않으면, 고립계의 엔트로피가 증가하듯이, 기술의 발전에 따라 교과목의 수는 증가된다. 따라서 수많은 화학공정들에서 공통적인 단위조작을 도출하였듯이 팽창되고 있는 신기술 분야와 관련된 지식이 통합된, 강의와 실험의 보완 및 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하여 고려될 사항은 다음과 같다.
(1) 학생들을 위한 배려 (창의력 배양과 동기 부여)
(2) 기초와 응용 사이의 균형과 흐름 (응용에서 기초로 또한 기초에서 응용으로)
(3) 커뮤니케이션, 윤리의식, 학제적 협동심
엔지니어링 활동의 핵심은 그림 3에 보이듯이 설계를 중심으로 제품의 생산, 사용을 가능하게 하여 창의적인 발명을 산업화하게 하는 데에 있다. 따라서 화학공학자가 되기 위하여는 그림 1에 보이는 기술적인 자질은 물론 경제, 사회에 대한 지식을 요구하고 있다. 공학자가 되기 위한 지식이 팽창되고 있으므로, 우리의 교과과정을 검토하여 화학, 물리, 생물, 화학공학과 관련된 기초지식이 서로 다른 응용분야로, 즉 새로운 엔지니어링 문제해결에 어떻게 응용될 수 있는가를 중복되지 않게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이다. 이는 바로 기초를 튼튼하게 한 후, 문제를 정확하게 정의할 수 있는 능력이 배양될 수 있도록 교과과정이 개선되어야 함을 뜻한다. 졸업학점이 정하여져 있으므로 전통적인 화학공학이 아닌 영역을 교과과정에 세부적으로 많이 반영하기 위하여는 전문화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제 학문간 경계영역이 없어지고 있다. 학문 뿐만 아니라 언어, 행동, 문화에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화학공학과 밀접하게 관련된 현상은 Mashelkar(1995)와 Prausnitz(2001)에 의하여 잘 설명되어 있다. 변화에는 고통이 따른다. 그러나 변화를 수용하여야 발전이 있다. 지난 30년동안 화학공학의 핵심 교과목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설계와 개발과 관련하여 필요한, 산업체
발 명
발 명
발 명
설 계
․공 정
․제 품
발 명
해 석
및
실 험
발 명
생 산
발 명
기 술
발 명
사 용
그림 3. 엔지니어링 활동의 개요
경험이 있는 인사의 교수 임용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또한 화학공학은 바이오기술, 전자, 소재와 관련된 새로운 응용분야로 계속하여 진출하고 있다. 이와 같은 연유로 화학공학이 정체성을 잃으면, 대학에서 화학공학은 2류의 생물학, 화학, 물리학으로 전락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졸업생들의 취업 전망이다. 우리는 우리의 젊은이들이 21세기에는 더욱 많은 기회가 있음을 인식하게 하고 젊은이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줄 수 있어야 한다. 화학공학의 경우, 기초는 유지되나 응용은 계속 변화할 것이며 화학공학이 필요한 이상 화학공학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화학공학이 발전하기 위하여는 더욱 핵심 교과목들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더욱 잘 가르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 바로 교수 중심의 교육, 즉 강의를 통하여 학생들이 잘 배워서 스스로 배움에 임할 수 있는 능력을 터득하게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평생교육을 통하여 전문지식을 계속하여 습득하여야만 하는 시대가 되었다. 따라서 최고의 교육은 배우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그동안 국민소득이 높아져 전보다 잘 살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초중등 교육이 붕괴의 징조를 보이고, 어른에 대한 존경심도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교수의 연구업적이 높아지고 있다고 하더니 이제는 대학 졸업생 취업률이 낮아졌다고 야단이다. 이러한 충격적인 보도에 이제는 우리가 둔감하게 된 것이 아닐까? 우리는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하여 더욱 자질이 높은 화학공학자를 사회로 배출할 수 있도록 애써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Mashelkar, R.A., 1995, Chemical Engineering Science, 50, 1.
Prausnitz, J.M., 2001, Chemical Engineering Science, 56, 3627.
Wintermantel, K. 1999, Chemical Engineering Science, 54, 1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