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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불꽃놀이를 보는 공학자의 눈-문상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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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백승희
  • 날짜2008-09-18 00:00:00
  • 조회수987
 트랜드 서울공대
과학의 불꽃놀이를 보는 공학자의 눈
문상흡/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화공 22회)

반전을 거듭하는 흥행 드라마처럼 최근에 우리 사회를 강타한 과학 관련 사건을 바라보면서, "과학이란 과연 무엇인가?" 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아울러 이와 비교할 "공학의 속성"에 대하여도 생각하였습니다. 우리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자연 현상에서 지금까지 알지 못하던 새로운 과학적 법칙을 발견할 때마다 우리는 감탄을 합니다. 이는 마치 밤하늘을 수놓는 아름다운 불꽃놀이를 구경하며서 감탄사를 발하는 것과 같습니다. 칠흑과 같은 밤하늘의 예측할 수 없는 장소에서 갑자기 나타나 화려한 빛을 발하고 솓아져 내리는 불꽃을 구경하는 것은 매우 즐거운 일입니다. 인류는 이와 같은 과학적 발견에 힘입어 지금처럼 현명해지고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많은 과학자들이 새롭고 화려한 불꽃을 터뜨리기 위하여 연구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과학의 세계에서는 찾을 수 없고, 오로지 공학의 세계에서만 중요하게 여기는 개념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최적화의 지혜"입니다. 공학이란 지금까지 알려진 모든 지식을 슬기롭게 활용함으로써 해당 제품이나 공정의 이윤을 최대로 하는 학문입니다. 과학자들이 남보다 먼저 새로운 발견을 하기 위하여 노력하는데 비하여, 공학자들은 이 발견을 토대로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제품과 공정을 설계하는데 몰두합니다. 아무리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새로운 발견이라 해도 이를 재현성 있게 대량으로 생산할 수 없다면 실용적으로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과학자가 "가장 먼저"에 몰두하는 사람이라면, 공학자는 "가장 마지막"으로 마무리를 짓는 사람입니다. 과학자가 "가능성"을 제시하는 사람이라면, 공학자는 "실용성"에 책임을 지는 사람입니다. 과학자가 "이 세상에 있는 것을 이해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사람이라면, 공학자는 "이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기 위하여"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일반인들은 과학자의 화려한 불꽃놀이에는 감탄을 하지만, 공학자의 실용적인 공헌에 대하여는 잘 모르고 있습니다. 과학자가 현재의 기술을 2-3배로 개선할 "가능성" 에 대하여 말하면 열광을 하면서, 공학자가 20-30%의 개선을 이룬 "현실적 업적"에 대하여 말하면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많은 사람들이 "가능성이 많은 실용적인 개선"보다는 "가능성이 적은 획기적인 개선"에 더욱 매료되어 있습니다. "우리의 10년은 세계의 100년", "안되면 되게 하라" 등의 구호가 대변하듯이, 현실을 무시한 가상적 결과와 무모한 도전에 매달리는 사회에서 공학자의 위치는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SCI저널, Impact Factor와 같이 순수 과학 분야의 학술 평가에 적용할 기준을 공학 분야의 평가에 획일적으로 적용함에 따라, 공학교육은 점차 "과학화"되어 가고 있으며 연구의 내용도 "깜짝 쇼와 센세이션" 위주로 경도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불꽃놀이 관람에서 보듯이 순간의 흥분이 지나면 남는 것은 칠흑과 같은 어둠입니다. 그 어둠 속에서 화려하지만 꺼지지 않는 별을 보이는 것이 공학자가 만들어 놓은 등불입니다. 인류의 문명을 오늘날과 같이 편리하게 끌어올린 훌륭한 발명품들은 모두 공학자들이 만들었습니다.


같은 관점에서 "화학공학"은 "화학"과 확연히 구분되는 학문입니다. 분자 규모의 지식을 다루면 "화학"이고 큰 규모의 제품과 공정을 다루면 "화학공학"이라는 식의 단순 논리로 두 학문을 구분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자연의 법칙을 분자 수준에서 이해하고 새로운 법칙을 발견하는 것이 "화학"이라면, 분자 규모이건 대규모이건 간에 지금까지 알려진 화학 지식을 종합하여 이윤이 가장 큰 최적의 제품과 공정을 설계하는 것이 "화학공학"이라고 하겠습니다. 따라서 화학공학은 기술의 최종적인 실용화를 담당하는 화공산업과 함께 발전해야 합니다. 화학공학에서 "산학협동"이 첫 번째의 우선순위를 차지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비록 "과학자"처럼 화려하지는 않으나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만들려는 창조 정신으로 오늘날 인류의 현실적인 삶을 개선해 준 많은 "공학자"들을 나는 존경합니다. 선정주의나 깜짝 쇼에 휩쓸리지 않고 실용적인 제품과 공정을 만들기 위하여 부단히 노력하는 공학자들은 새로운 기술에 대하여 마지막으로 책임을 지는 사람들입니다. 이러한 공학자들의 노력이 정당한 대우를 받고, 그들의 성과가 사회의 각광을 받으며, 젊은이들이 앞을 다투어 그들의 뒤를 따르는 사회가 하루 빨리 되기를 바랍니다. 서울공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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