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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이 무색한 물놀이 시설관리-윤제용

금메달이 무색한 물놀이 시설관리 2008년 8월 21일 중앙시평


박태환 선수가 수영에서 금메달을 땄다. 안 그래도 건강과 여가활동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데 수영과 같은 물놀이 스포츠에 관심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가족단위 물놀이가 가능한 워터파크도 가장 선호하는 여름 휴가 코스 중 하나다.
 이런 경향을 반영하듯 전국의 실내수영장이 수천 개를 넘어섰다. 물놀이 시설의 연간 이용객 숫자도 이미 수백만 명을 웃돌고 있다. 부곡·용인·설악·천안 등 전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물놀이 워터파크는 여름만이 아닌 1년 내내 운영되면서 황금알을 낳는 비즈니스로 부상하고 있다. 우리 어린 시절 여름철에나 서너 번 야외 수영장에 갈 수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있다.
 이처럼 이용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물놀이 시설의 수질관리를 보다 체계적으로 점검할 때다. 수영장에 갔다 온 이후 눈이 따갑고 충혈되거나 피부 가려움증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러한 필요성을 느끼게 한다. 더욱이 수영장 밑바닥이 미끈거리는 경우 불쾌감을 유발하기도 한다. 물놀이 시설 수질관리 실패는 장염·피부염·유행성결막염·중이염 등 건강상 큰 영향을 미치는 예기치 않은 질병들의 감염 통로가 될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어린 시절 아폴로 눈병 창궐로 수영장이 폐쇄되곤 했던 기억을 쉽게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중 물놀이 시설에 대한 부실한 수질관리에 대한 우려는 우리만의 것은 아니다. 이미 수영 스포츠 시설 관리의 경험이 많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수질관리의 실패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다. 외국의 관련 학회에서도 수질관리 제도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하는 주제를 자주 다루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국의 한 연구에 의하면 1971년부터 2002년까지 수영장에서 총 141건의 수질사고에 1만5885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수질사고 발생건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수영장 감염 사례의 원인 가운데 절반 이상이 수영장 수질관리 실패를 들고 있고, 수영객의 부주의가 뒤를 잇는다.
 름철 피크 때 이용객으로 콩나물 시루 같은 수영장의 모습을 떠올려 본다면 우리의 사정은 선진국에 비해 심각한 사정임을 짐작할 수 있다. 물 이용 시설에 대한 전국적인 수질조사 결과가 없는 국내에서도 수질 기준 부적합 사실은 심심치 않게 보고되고 있다. 2007년 안양 수영장에서는 약품 사용 부주의로 인한 가스 분출로 45명이 피해를 보았다. 2004년에는 광주 지역 실내수영장의 35%가 수질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2003~2004년 서울 지역의 수영장 중 12~15%가 수질기준에 못 미쳤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들 수질 부적합 수영장의 대부분이 수질관리의 가장 중요한 인자인 미생물이 기준을 초과하거나 잔류 소독제 농도가 지나치게 낮았던 것으로 보고돼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수영장의 물은 폐쇄적인 용수 이용을 하는 곳으로 수질 악화의 원인이 이용객들의 수영 활동의 결과뿐이다. 즉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각종 배설물, 피부 각질과 때, 입에서 나오는 침, 구토물 등이 수질을 악화시킨다. 암모니아성 배설물은 쉽게 소독제 성능을 저하시킨다. 게다가 수영 부주의로 수영장 용수를 먹게 되는 경우를 고려하면 수질 악화를 보다 심각하게 다루어야 하는 이유가 된다.
 최근에는 소독제에 매우 내성이 강한 원생동물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형식적인 수질검사, 수질 정화시설의 불량이나 오작동, 수질 계측기기의 파손 등을 방치한다면 수질 악화는 쉽게 예상된다.
 국내 수영장 수질관리는 현행 규정에 의하면 체육시설로 분류돼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이다. 이러한 규정은 의사에게 건강진단을 받는 것이 아니라 병원 건물주에게 의존하는 격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수질 전문가를 찾는 것은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는 격이고, 국내 물놀이 시설의 수질관리 시스템의 전체적인 조망과 개선 대책이 좀처럼 마련되지 않는 이유다. 유럽에서 전국적인 수영장 수질조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것은 참고할 만하다.
 수많은 시민이 이용하고 있음에도 전국적인 실내외 수영장의 수질관리 실태파악도 되지 않고, 워터파크의 수질관리 규정도 제대로 없는 상황에서 박태환의 금메달은 신기할 뿐이다. 하루 빨리 수질관리에 전문성이 있는 행정부서가 물놀이 이용시설 수질관리에 참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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