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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 참여하는 녹색 성장을-윤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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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일첨부 윤제용_20081023.jpg
  • 작성자백승희
  • 날짜2009-01-05 00:00:00
  • 조회수1168

[중앙시평]시민이 참여하는 녹색성장을


얼마 전 세계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자 석유자원을 전량 해외에 의존하는 우리 사회에는 아연 긴장감이 돌았다. 내가 다니는 직장에서도 승용차 홀짝제가 실시돼 출퇴근 불편함이 더해졌다. 환경을 살리고 에너지를 절약하자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버스를 기다리는 긴 행렬을 보면 기가 죽는다. 여유없는 일과에 허덕일 때면 내가 하루 차를 몰지 않는다고 얼마나 에너지가 절약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시민생활을 불편하게 하기보다는 국제유가에 더 크게 영향받는 에너지 다소비 산업구조를 개편하는 것이란 논리적 분석도 펴본다.

그러면서 ‘저이산화탄소(저CO2) 녹색성장’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겠다고 한 이명박 대통령의 지난 광복절 경축사도 떠올려본다. 저CO2 녹색성장론은 한반도 대운하 같은 대규모 환경훼손 토목건설 사업을 추진했던 현 정부 이미지와 다른 참신한 발상으로 보인다. 세계시장에서 경쟁 가능한 초고효율 자동차도 개발하고 친환경 주택 공급도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이 간다. 성장지상주의에서 탈피한 경제 운용을 하겠다지만 어떻게 저CO2 녹색성장을 이룰 것인지에 이르면 궁금증이 생겨난다.

자동차·철강·조선 같은 에너지 다소비형 주력 산업이 국제시장에서 극심한 경쟁에 봉착하면서 성장 한계를 보이고 있고, 에너지 빈곤 국가이면서 교통·주택·난방·조명 등에서 에너지 과다소비형 도시생활 양식이 고정화되는 마당에 저CO2 녹색성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일지도 모른다. 2013년이면 기후변화협약에서 온실가스 감축 의무 이행국이 될 것이 확실하기에 더욱 그렇다.

최근 정부는 국가 에너지 기본계획을 통해 2030년까지 에너지 이용 효율을 크게 개선하고, 에너지 자립을 위해 석유·가스 자주개발률을 40%로 높이며,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을 11%로 확대키로 했다. 그럼에도 에너지 수요는 계속 늘어나 부족한 부분은 원자력발전소 11기를 건설해 채워야 한다는 것이다.

녹색기술 개발로 새로운 성장동력 산업도 발굴하고 에너지 저소비형 사회로 전환한다는 정부 정책은 환영할 만하다. 하지만 원자력 발전 비중을 36%에서 59%로 크게 높이는 것에 이르면 시민사회의 반응이 그리 긍정적이지 못하다. 물론 원전 폐기물 문제와 안전 문제가 아직도 말끔히 해결되지 않은 원자력 에너지에 평소 비판적이던 환경단체도 원자력 발전 자체를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 같지는 않다. 안정적인 전기 공급에 기여도가 크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인다는 장점 때문이다.

그러나 원자력 발전의 경제성을 너무 확대해석해 지나치게 비중을 늘리는 데는 우려도 없지 않다. 지난날의 원전 폐기물 부지 선정과정에서 있었던 지역주민과의 극심한 갈등이 추가적인 원전 부지 선정과정에서 재현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원료 공급과 가격 예측이 불확실하고 유동적인 국제 에너지 자원시장에서 단일 에너지원에 지나치게 의존하기보다는 다양한 에너지원을 균형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국가 에너지 리스크 관리에 보다 필요할지 모른다.

인프라가 취약하고 경제성이 부족한 탓에 저CO2 녹색성장 추진에 막대한 국민 세금이 투입돼야 할 상황이다. 녹색경제를 이끌 산업을 지원한다는 것은 해당 기업을 지원한다는 의미이고 여기에 대해서는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하다.

유럽 국가나 일본과 비교해 고에너지 생활구조를 가진 우리 사회에서 저에너지 생활방식 추구는 기술 개발만으로 달성되기 어렵다. 바로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 정신을 활용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에겐 1995년 쓰레기 종량제를 전국적으로 동시 실시해 성공을 거둔 경험이 있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시민 참여다.

시민 참여를 이끌어 내려면 무엇보다 시민사회의 참여 공간이 확대돼야 한다. 아직 시민사회의 녹색성장에 대한 신뢰는 강하지 못하며 비판적인 시민사회를 길들이려는 시도는 신뢰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시민사회 역시 자신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정책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되고 동시에 시민사회의 의식 변화가 이뤄질 것이다. 의식이 바뀌어야 대중교통도 이용할 것이고, 자발적인 에너지 절약 참여도 이뤄질 것이기 때문이다.

국민소득 4만 달러 달성을 내세우고 집권한 정권이라 성장에 대한 애착이 강하겠지만 무조건 성장을 한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점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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