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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각살우...수학과학 경시대회 폐지_유영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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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백승희
  • 날짜2011-04-14 00:00:00
  • 조회수1246

 

矯角殺牛(교각살우)… 수학·과학 경시대회 폐지

 

최근 서울시교육청에서 수학·과학 경시대회를 폐지한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10년 전 일이 생각났다. 오래 전에 대학에서 신입생 선발 때 특기자 선발의 평가요소로서 경시대회 수상 경력을 활용하다 보니 새로운 경시대회들이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났다. 학생들은 주말만 되면 각종 경시대회에 참가하느라고 귀중한 시간을 빼앗기고 있었다.

그런데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의 학생들은 경시대회를 준비할 수도, 쫓아다닐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들은 비교육적이고 사회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해 대학입시에서는 오랜 전통의 큰 경시대회만을 인정해주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린 적이 있다
.

10
년 전에 그러한 경험을 했기에 최근 서울교육청의 결정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그러나 경시대회가 사교육을 부추긴다는 것만으로 폐지하기 시작하면 수학·과학 경시대회 이외에도 많은 경시대회, 콩쿠르 등을 폐지해야 할 것이다. 극단적으로 이 세상에서 남아날 경시대회는 거의 없는 상황까지 갈 수 있다
.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적성과 소질을 발견하고 계발하는 기회를 많이 주어야 한다. 동시에 이 과정에서 사회·경제적 약자를 고려해 가난의 대물림을 막을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교육은 물고기를 잡아다주는 게 아니다. 그렇다고 물고기 잡는 단순한 방법만을 가르쳐서도 안된다. 물고기를 많이 잡을 수 있는, 더 좋은 방법을 생각해 낼 수 있는 사고력과 창의력을 길러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생태계를 보전하고 이웃을 배려할 수 있는 따뜻한 마음도 동시에 갖도록 해야 한다
.

경시대회는 교육적인 목적의 행사다. 수학·과학에 소질 있는 학생이 과학고에만 있는 게 아니다. 수학·과학에 소질이 있는 다른 학생들을 찾아내고 그 수준을 올리는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그래서 전 국민이 수학·과학에 관심을 갖고 과학문화를 즐기는 수준으로 경시대회를 활용해야 한다. 가난하고, 주위 여건이 열악해 경시대회 참여가 어려운 청소년이 있다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그들이 경시대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여건을 만들고 재정적 지원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사교육을 부추긴다는 이유로 수학·과학 경시대회를 폐지하는 것은 사회가 너무 단순한 논리에 움직여 결국은 퇴보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을 갖게 한다. 흔히 어떤 제도에 대해 단점이 발견되면 그 제도 자체를 없애고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간다. 그 새로운 제도도 처음에는 완벽하지 않고 단점이 있으니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그 제도도 없애는 사례를 많이 본다. 모든 제도에는 문제점이 있는 것이니, 그것을 보완해 발전시켜야 할 텐데, 문제가 있으면 없앤다는 유아적인 논리가 사회를 지배하는 듯하다. 성숙한 사회, 선진국을 지향하면서 무엇이 진정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것인지 지혜를 모아야 한다
.

세계 수학·과학 올림피아드에서 한국 학생들이 금상·은상 등을 수상하는 것은 국민 모두에게 큰 자부심을 준다. 경시대회 그 과정에서 우수한 자질을 가진 학생들이 발굴되고 키워진다. 경시대회에 참여하는 학생들에게는 과학적 사고방식, 창의력을 키우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이것은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기술을 갖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
.

경시대회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다. 그러면 그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제도와 시스템을 보완, 발전시켜야 한다. 이 과정에서 사회·경제적 여건에 관계없이 소질이 있고 관심이 있는 청소년들이 다 참여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챙기고 지원하는 모습이 선진사회를 지향하는 성숙한 자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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